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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인도하심 · 날 향한 계획 · 47 / 71편

날 향한 계획(47) - 몇 가지 시도들(2) - 돈이 제일 쉽더라

2024.08.10

김현성 목사의 삶과 세우는교회의 시작에 이어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나눕니다. 1편부터 순서대로 읽어보세요.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저는 마주하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말과 혀로만이 아닌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라 하셨기에 그리하려고 합니다.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실제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뭔가를 선사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제 사랑의 방식이요,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지키지 못할 약속을 최소화합니다. 그래서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공수표', '립 서비스'는 사절입니다.

예전, 대학 시절, 전라북도 군산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할 때, 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현성아, 친구들이랑 밥을 먹으면, 얻어먹지 말고, 네가 밥값을 계산해라.

'네'라고 대답을 하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돈이라도 좀 더 주시죠...

하지만 아버지 말씀의 그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사랑이고, 상대에 대한 배려요, 존중이라는 것을요. 더 사랑하기에 밥값을 내는 겁니다. 사랑하면 주머니가 열릴 수밖에 없다고 봐요. 반대로, 사랑한다 말하면서 인색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더 사랑하는 사람은 밥값을 내는 것이지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돈을 내는 겁니다. 비록, 가진 게 없어도 밥값을 내려고 했던 이유입니다.

그래서 많이 베풀긴 했던 것 같아요. 전도사 시절, 카드 돌려 막기를 해야 할 정도로 빠듯했던 시절에도 그랬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라면 절제해도 되지 않았겠느냐 하셔도, 마주하는 청년들을 보면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제 주머니 사정보다는 배고픈 청년들에게 밥을 사주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머릿속 계산보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손이 더 빨랐습니다. 감사하게도, 카드 돌려 막기를 하고, 이런저런 빚을 졌던 것은 상하이로 출국을 하기 전에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통장 잔고는 거의 바닥을 보였지만요.

함께하는 분들, 특히 함께 사역을 이끌어가는 리더급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것이지요. 그들의 수고와 헌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함께하는 그들이 있었기에 제가 사역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음을 압니다. 무엇보다 저는 목사로서 그래도 좀 성숙한 분들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리더, 순장들 같은 경우에는 그에 비해 미성숙한 이들을 '직접' 마주하고, 그래서 더 쉽지 않음을 압니다. 게다가 교회에서 감당하는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교회는 일 잘하는 사람을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순장 하나만으로 버거운데,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맡깁니다.

그래서 안쓰러웠고, 그래서 웬만하면 제가 맡은 교구와 부서에서는 더 이상 다른 것들을 맡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다 하려고 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열심히 섬겨 드릴 테니, 힘 얻고, 위로받고 가셔서 구역원들을 섬기시라 했습니다. 이와 같은 마음은 현재 우리 <세우는교회>의 방향성, 즉 교회에서는 그저 누리시기만 하라는 것과 연결이 됩니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 변화시켜야 할 곳은 세상이니 교회에서는 쉬었다만 가도 된다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암튼, 밥을 많이 사되, 특히 리더급들, 순장님들에게 밥과 음료를 좀 더 대접했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할 때는 무조건 제가 밥값을 냈고요, 주요 명절 때에는 과일 바구니도 돌렸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사랑하고, 감사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별것 아니지만, 그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헌데, 이게 또 다른 사역자들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을 했나 봅니다. 알리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알릴 필요도 없었으며,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김현성 목사가 밥을 산다더라, 교구장, 순장들에게 과일 바구니를 돌린다더라, 밥 값, 커피값을 계산하고 갔다더라는 말이 회자되었고, 그 말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괜히 저 때문에 애꿎은 본인들이 비교가 된다는 거죠. 제가 잘난 척하는 것으로 보였나 봅니다. 심지어는 담임 목사도 이야기를 했고, 담임 사모도 비아냥 거리듯 사모들에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주의도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목사는 밥 값 내는 것 아니야.

오히려 교인들이 목사를 대접하도록 가르쳐야 해.

하지만 성경의 가르침은 분명 다르잖아요? 먼저 섬기라 하셨습니다. 게다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섬길 줄 아는 것이 진짜... 진짜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천했던 것입니다. 제 사비를 들여서 사주는 것까지 그들이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물론 부사역자들이야 사례가 적고 삶이 빡빡하니 그렇다 치고, 소위 법인카드도 있고 부사역자들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례를 받는 담임 목사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감사하고 또 조금은 웃긴 것은 그들 중에서도 저를 따라 하는 사람이 한 명, 두 명 생겼더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저 때문에 괜한 돈이 나가더라는 푸념은 내뱉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돈이 제일 쉽더라고요. 가장 쉬운 사랑을 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한 사랑은 더 어렵겠지요. 그래서 쉬운 걸 하는 겁니다. 이것은 우리 <세우는교회>의 일관된 방향성이요, 이런 이유로 우리 교회 안에서는 모든 것이 [무료] 이자, 자꾸만 베풀려고 하는 까닭입니다. 이걸 기뻐하신다면 채워주시겠지요. 채워주심으로써 사랑이 가득하게 하시겠지요. 그 믿음으로 함께 풍성하고 넉넉함을 경험하고, 누리고, 나눌 줄 알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바로 이런 곳이니까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고, 하나님 나라의 모델하우스가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세우는교회>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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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는교회 블로그 · 2026.10.11 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