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대학부의 사역자는 대학부만 맡았어요. 그만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세 곳(민항교통대, 복단대, 중의대)에 집중되어 있었던 캠퍼스 사역이, 제가 대학부를 맡게 되면서 유학생의 분포가 상해 여러 대학으로 흩어지는 바람에 더더욱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새벽 4시 전후로 집을 나가서 보통 10시 전후에, 늦을 때는 그날을 넘겨 귀가를 했어요. 그 늦은 시간에 귀가를 하고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사고가 났다고 응급실에, 파출소에 달려 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랬던 상황이었는데, 사역자가 줄면서 심지어는 여성 교구까지 맡으라 하였고, 주일 새가족반까지 맡으라 하더라고요. 사실 단순한 업무 같으면 괜찮아요. 하지만 준비가 필요한 사역들이잖아요? 예를 들면, 설교가 그렇습니다. 보이는 설교는 30분 정도라 할지라도 그것을 준비하는 데에는, 말씀 묵상과 원고 작성 등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30분 설교의 원고가 글자 크기 10포인트, 줄 간격 160%로 했을 때, A4 용지로 11~12장 정도 분량입니다. 글쓰기 해보셨죠? A4 한 장 글짓기하는데, 보통 몇 시간 걸리셔요? 그걸 감안하시면 얼마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는지 가늠이 되실까요? 양육 훈련 교육도 그냥 갈 수 없는 노릇이고요. 목회에 있어 보이는 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하나의 사역만 하더라도 그것을 위해서 들여야 할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있더라는 거죠.
그래서 정말 쉴 틈이 없었습니다. 암튼, 그때 맡은 사역이 이 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대학부
지혜대학
소망부
여성교구
주일 2부 사회
주일 새가족반
이런 이유로, 몸이 지치고, 그래도 명색이 목사인데, 설교마저도 기계처럼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회의감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번 그런 고백을 했던 글에 대한 사진을 보여드렸던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죽어라고 새벽의 자리를 지켰어요. 캠퍼스 사역 때문에 날을 넘겨서 귀가하더라도 기도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기도의 자리를 지킨 후에는 어김없이 성경을 읽고, 독서를 했습니다. 그래야만 어느 부서에도 소홀함 없이 모든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이유로 하나님께 푸념을 늘어놓았던 겁니다.
하나님께 솔직히 이렇게 따졌어요.
하나님, 이게 뭐예요?
담임 목사는 맡은 사역도 별로 없고,
설교도 고작 주일 설교 하나 정도 하고,
거의 대부분 부사역자들이 다 해주는데...
그러면서 안식년도 꼬박꼬박 챙겨서 가고...
저는 죽어라 사역하는데, 쉴 수도 없고...
안식년은 언감생심이고...
안식년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하잖아요.
이러다 죽을 것 같아요.
저도 좀 살려주세요.
그게 피크에 달했을 때가 말하자면 2019년이었어요. 그런데, 그 해에 '코로나19'가 찾아온 거죠. 그러면서 세상이 멈췄고요, 과했던 사역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제게 '안식년'을 허락해 주셨던 거죠.
그런데... 그와 동시에 상하이에서의 저의 쓸모도 점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