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되, 사람을 통해서 이루시지요.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 위에 서 있는 자를 기뻐하십니다. 설령 그 길 위에서 벗어나 있다 할지라도 다시 돌아오면 기뻐하시고 그에게 상급을 내리십니다.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하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죠? 처음 믿음을 갖게 된 사람의 기도를 잘 들어주시는 것 같더라는 이야기요. 하나님께서 처음 믿음을 갖게 된 사람이 드리는 기도를 잘 들어주실 때, 그의 연약한 믿음이 굳건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그리하시는 것일 수 있다고 봐요. 말하자면,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주님께 돌아왔을 때, 하나님께서 마치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 잘 왔다. 내가 너를 오래 기다렸다.
그리고 그 뒤로, 많은 것들이 풀렸(?)던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것을 통해 지금 걸어가는 목회자로서의 길이 맞는 방향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 대표적인 것이 크게 두 가지 사건입니다. 하나는 어머니의 사무관 진급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책 두 권을 쓰게 된 것이었죠.
간단하게만 말씀을 드리면 이렇습니다.
먼저, 어머니의 사무관 진급...
찢어지게 가난한 집... 자식 하나, 큰 아들에게만 '몰빵'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교육 행정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서야 했죠. 6급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사무관 진급은 많이 달랐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장학사 추천에 의해 진급이 되었어요. '추천제'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데, 어머니는 불리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젠더 차별도 심할 때였고요.
매번 떨어지셔서 6급으로 마무리하셔야 하나 하는 상황에 느닷없이 제가 목회를 한다고 하니, 얼마나 상심이 크셨겠으며, 마음의 짐은 얼마나 무거우셨겠습니까?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게다가 나름 명문대 공대였는데요. 그런데 마침, 사무관 진급이 '추천제'에서 '시험제'도 바뀌었던 것이지요. 그때 말하자면 어머니께서 독서실로 들어가셔서 머리 묶고 열심히 공부하셔서 당당하게 합격하셨어요. 그렇게 전라북도 최초 여성 사무관이 되셨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어머니의 합격 후 다시 '추천제'로 바뀌었다는... 그때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죠.
하나님께서, 너 목회하라고 선물 주셨나 보다.
아직도 그 말씀을 하시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았어요. 하나님께서 선물을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진급을 하시게 되어 정년도 65세까지 늘어나시고, 봉급도, 연금도 늘어나셔서 제가 장남으로서의 부담을 덜고 목회에 전념할 수가 있게 되었더랬죠.
이어서, 책 두 권의 집필...
제가 신대원 3학년 때(32세) 처음 책을, 졸업하자마자(33세) 그다음 책을 냈습니다. 믿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였어요. 신학교에서 배우면 뭘 배웠겠습니까? 그렇다고 든든한 '뒷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아마 저와 같은 상황에서 책을 낸 사람이 거의 없을걸요? 대체, 누가, 요즘처럼 자가 출판이 활성화된 때도 아니었는데, 이제 막 신대원 교육을 받은 실습 전도사에게 책을 내주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 잘 하고 있어.
포기하지 말고 이 길을 걸어가 봐.
내가 너와 함께할 거야.
말하자면, 처음이기에, 이런 선물을 주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자격 없고, 능력 없고, 아무것도 없는 저에게 힘내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그 선물에 힘 입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