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중앙침례교회 당시 주일 청년 설교를 담당하는 날이면(청년사역팀은 4개 부서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요, 각 부서의 사역자가 한 주씩 돌아가면서 전체 예배 설교를 했습니다.) 교회 옥상에 마련된 기도처에서 기도를 했어요. 기도하는 방이 여러 개 있었는데, 딱 한 사람이 들어가 기도만 할 수 있는 방이었어요. 암튼, 저는 제가 설교를 담당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곳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나왔더랬죠.
기도를 하러 갈 때 핸드폰을 가지고 갔습니다. 가장 바쁜 주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지고 호출이 될지 모르니까요. 전화가 오면 바로 받고, 그에 대한 대응을 하는 것이 사역자로서의 마땅한 자세였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역시 새벽 기도회 시간이야말로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겠죠. 새벽을 지키고, 새벽을 강조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날도 설교를 앞두고 기도를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고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찍혔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팸도 많지 않았고요, 070은 인터넷 전화로서 그 당시 저희 집에서도 사용 중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의심 없이 받았던 것이지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그날이 주일이었고, 사역자로서의 마땅한 대응이었습니다.
그랬더니, 말하자면 어제 말씀을 드렸던 김충렬 목사님이었어요. 상하이라고, 임용 때문에 연락을 했다고요. 원래 오기로 한 사람이 있었는데 오지 않기로 했다고, 그래서 연락이 늦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참고로 '원래 오기로 한 사람'은 제가 상하이에 들어간 뒤 3년 후에 오게 됩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줄은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 담임 목사의 언행, 그 사람에 대한 태도, 그 사람의 이력 등등을 살펴보니, 딱 그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만약에 그 사람이 그때 상하이에 갔으면 저는 상하이에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에 따른 인도하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새벽 기도를 하면서 '중국' 그리고 '상하이'에 '영적 임시 정부'가 세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기도 중에 받은 전화를 통해 '상하이에서 오라'는 말을 들었으니, 이것은 분명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처럼 여겨질 수밖에요. 게다가 제가 다른 곳에 원서를 쓴 것도 아니었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심에 전적으로 순종하며 나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터였기 때문에, 다른 생각 하지 않고 결정하였고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상하이로 떠나게 되었답니다. 목사 1년 차를 해외에서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