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막막했어요. 뭘, 어떻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기도했어요. 기도할 수밖에요. '개척'이라는 하나님의 뜻이 분명한 이상, 머뭇거릴 수는 없었습니다. 미련을 갖는 것 또한 어리석은 짓이었어요. 이제는 '개척'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귀국부터 하고 나서, 그때 '개척'을 시작하는 것 또한 꿈꿀 수 없었어요. 귀국 전에 어느 정도의 '세팅'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기본적인 방향성은 물론이고, 어쨌든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전략(?) 같은 것들도 필요했어요.
당연히, 지옥 같았습니다. '나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노골적인 핍박이 가해졌으니까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어 퍼트렸습니다. '교회를 무너뜨리는 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사람들에게 저를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요, 제가 제 스스로 '개척을 하기 위해 나간다'라는 식으로 포장을 열심히 하더라고요.
순장반 종강 때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사역자들에게 교회의 이름에 대해 언급을 한 적도 없고, 그저 블로그에만 앞으로 개척할 교회의 이름과 방향성 같은 것에 대해 썼는데, 저와 그때 교회를 사임하게 된 목사(그는 담임의 추천을 받아 용인 어느 교회 후임 담임으로 청빙 되어 갔습니다. 그가 제 블로그를 사찰하여 보고한 당사자이지요.)를 함께 세우더니, 청빙 받아 간 사람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 뒤, 저에 대해서는 순장들에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현성 목사가 개척에 뜻이 있어서
올해까지만 사역하게 되었습니다.
세우는교회로 개척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먼저 나간다고 한 적도 없고, 오히려 나가라면서 일종의 협박을 들었으며, 그것을 개척의 사인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 개척을 할 것인지, 교회의 이름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서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어요. 그와 같은 상황 속에서 대체 제가 누구에게, 어느 사역자에게 말을 하겠습니까? '교회를 무너뜨리는 자'로서 쫓겨나는 마당에... 다만, 앞서 말씀을 드렸듯이, 블로그에만 언급을 했을 뿐입니다. 저는 기록하는 사람이니까요.
말하자면, 그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여전히 제 블로그를 사찰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지요. 그러면서 저의 동의 없이, 저를 내보낸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한 '면피용'으로 그와 같은 이벤트를 저지른 것이라고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기분이 참 씁쓸했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것인지, 무엇이 두려워서 그리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안타까웠지요.(그날 어처구니없고, 씁쓸했던 순간의 사진이 바로 이 글의 대문 사진입니다. 누가 찍어서 보내주셨더라고요. 아마 그때 제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당회에서도 당회원들에게 '제가 스스로 나간다'라는 식으로 알렸을 때, 당회원 중 한 분인 박우주 장로님께서 '그럴 리가 없는데요. 김현성 목사는 스스로 나갈 리가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때 제 블로그 중 일부(한국 교회에 대한 아쉬운 점을 이야기한 글 - 생명 없는 교회 건물을 포기하고,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를 프린 아웃해서 돌리며 '이걸 봐라. 김현성 목사는 교회를 무너뜨리는 자다. 그래서 내보내야만 한다'라는 식으로 당회원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이건 박장로님 당사자가 전해준 내용입니다.
제가 마치 '딸 아이 교육 때문에 사정을 해서 진즉 나갔어야 하는데 이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식의 거짓말도 들었더랬죠. 그런데 저를 아는 사람은 다 알지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제 이익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제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가족이 제게 서운한 마음을 덜 가졌겠지요. 가족을 위해 아쉬운 소리 한 번 안한다고 얼마나 서운해 했는데요.
이 외에도 귀국 전까지 별일을 다 겪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니, 많이 힘들었겠더라고요. 하지만, 그때는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개척은 현실이고, 남은 시간은 별로 없었으며,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준비 없이 나가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쫓겨나는 마당에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고(그럴 생각도 없었지만),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니까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저라는 사람을 통해 교회를 세우길 원하신다면, 그 뜻이 무엇일까, 어떤 방향성 안에서 교회를 세워나가길 바라실까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오래지 않아 응답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