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것이 있었어요. 헌금과 교회 예산을 얘기할 때, 헌금이 들어오는 것은 그 해에 다 써 버린다고요. 그러면서 선교와 같은 '거룩한 일'에 대부분을 사용한다 혹은 가장 많은 비율을 배정한다는 식의 수사를 대내외적으로 흘려왔습니다.
성도들은 그 이야기에 열광했지요. 역시 우리 목사님은 깨어 있고, 우리 교회는 보기 드문 좋은 교회라는 식으로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어요. 그러면서 그런 교회가 모델링이 되어야 한다면서 다른 교회에 유무언의 압박을 준 것도 있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회답지 않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일종의 내부자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겉으로 내세우는 그런 이야기 그 이면에 있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그런 교회는 이미 교회 건물이라든지, 그 외 자산이 있지요. 최소한 월세는 내지 않을 정도일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요즘 같은 세상에 월세 부담이 크지 않은 곳, 헌금의 상당 부분이 월세로 나가지 않는 곳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상 교회 재정의 대부분이 임대료 및 사례비로 나가는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암튼, 그런 교회일수록 담임 목사의 생계는 기본적으로 책임을 져주되, 최소한 부사역자들에 비해서는 몇 배 많은 사례를 챙겨 갑니다. 그러면서 부사역자에 대해 '과한 헌신'을 요구하는 게 많더라고요. 부사역자들이 생계가 어려워 힘들다 하는 말조차 '거룩', '신앙', '헌신' 운운하면서 못하게 합니다.
이외에도 그 '거룩한 수사' 이면에 감춰진 어둡고, 부끄러운 것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 깨끗하고 청렴하다는 목사들의 상당수가 교회를 자식에게 세습한 것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연세 00교회'라는 곳, 그 교회를 세운 목사를 따라다니던 미담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감춰진 이면을 보세요. 아울러, 이단 사이비 집단도 거의 이런 식의 '아름다운 서사'를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경우가 적지 않더라는 것...
그리고 설령, 정말 그런 식으로 한다고 할 때, 세상 일은 모르잖아요. 그리고 백 세, 백이십 세 시대입니다. 인구 절벽에, 젊은이들은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고, 교세는 전체적으로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다고 할 때, '거룩한 수사'를 써가면서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겠지요. 그건 지혜의 영역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준비를 하지 않다가 나중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특별 헌금'을 걷겠죠. 그러면 그게 맞는 것이냐는 거죠.
비둘기처럼 순결하되, 뱀처럼 지혜로워야 합니다. 동물이 동면을 준비하는 것처럼, 요셉이 칠 년 흉년을 대비했던 것처럼, 지혜가 있어야 하고,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합니다. 이런 면들 속에서 우리 <세우는교회>도 준비하고 있어요.
작게는 지금 현재 사용하는 예배 공간을 만에 하나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어요. 지난번 일종의 '마을(?) 공동체' 비슷한 것을 구상한다 했을 때,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 <세우는교회>의 원칙은 예를 들어, 건축을 하니 '건축 헌금'을 하고, '건축 헌금 약정'을 하라는 식으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평소에 차근차근 10,20년을 내다보고 조금씩, 조금씩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하나님께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봐요.
그런다고 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일시적으로, 정기적으로 함께 하는 개인 및 기관을 돕고 있어요. 한 예로, 느헤미야 교회 협의회에서는 우리 <세우는교회>가 거의 가장 많은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교회협의회, 사단법인 느헤미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그리고 내년부터는 느교협 소속 어려운 개인 및 교회를 돕기 위한 긴급 자금인 '겨자씨 기금'에도 후원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런 것이 정상적인 신앙인의 태도라고 봐요. 무엇보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원리에 따라 행하고 가진 것을 흘려보내되, 다가올 미래에 대해 지혜롭게 준비하는 것, 지혜롭게 경영해 나가는 것... 사실 하나님께서도 그와 같은 지혜로 온 우주를 경영해 나가고 계시기에, 그 하나님을 본받아 최소한 상식적으로 교회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것을 기억합니다. '내가 살아야 남도 살린다'라는 것을요. 이 원칙을 지키며, 사람을 세우고, 공동체를 세우고, 자연 생태계를 세우는 교회, 공생과 상생, 지속적인 공존을 추구하며, 열이 모여 하나를 세우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 세우는 교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게으른 사람아, 개미에게 가서, 그들이 사는 것을 살펴보고 지혜를 얻어라. 개미는 우두머리도 없고, 감독관도 없고, 통치자도 없지만, 여름 동안에 양식을 마련하고, 추수 때에 먹이를 모아 둔다.
잠언 6장 6~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