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어요. 백세 시대라는 것도 그중 하나일 수 있겠습니다. 그런다고 할 때, 우리 교회 공동체는 이 부분에 대한 대비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그러면서 그에 대한 대비도 없고, 대비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 그중에서도 우리 교회 공동체 식구들을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관찰을 하기도 하고, 또 직접 물어보기도 했어요. 노후 대책이 있느냐고요. 사실 노후 대책이라는 것이 다른 게 아닙니다. 노년의 때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의 흐름'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았습니다. 심지어는 '국민연금'조차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해요.
노후 준비는 소위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닌가요?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들고,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는 사람,
돈 때문에 결혼조차 못 하는 사람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죠.
이 얘기에 공감을 하고, 동조하는 사람, 다름 아닌 자신이 그렇다고 말하는 이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런다고 할 때, 이 문제가 앞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기본 사회'에 관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와 같은 맥락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나는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그런 것은 남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것이, 아무도 미래의 일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갑작스러운 사고나 중대 질병에 걸릴 수 있고요, 그러다 보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 먼 미래의 일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웃을 살려내기 위한 계획을 세워나가며, 아주 조금씩이라 할지라도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 결국 그것이 우리 자신을 위한 것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암튼, 이런 일들을 예상하는 가운데, 결국 답은 교회 공동체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세 시대, 초고령 사회, 1인 가구의 빈곤 및 고독 문제 등등에 대해서, 반드시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공동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봐요. '어쩔 수 없이' 오래 살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서로를 지켜주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요즘 공동체에 대한 말씀을 자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은 내가 살아야 남도 살릴 수 있고요, 우리 교회 공동체가 공동체 안에 있는 우리 식구를 챙기지 않으면서 남을 챙긴다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겠지요. 신약 성경에서 제시된 '처음(초대) 교회'에서도 '서로의 물건을 통용하며', 무엇보다 먼저 교회 안의 식구들을 돌보았던 것을 기억하고요.
혼자라면 할 수 없는 일도, 함께라면 할 수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라는 것도 있듯이, 공동체가 함께할 때 지출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뭔가를 생산하고 자급자족을 한다고 할지라도 생산성을 훨씬 높일 수 있는 것이 공동체이고, 공동체의 힘일 것 같아요.
그리고 당연히 이와 같은 공동체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진짜 '몸'이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것이겠죠. 여느 기성 교회처럼, 교회에 왔다 갔다 하는 정도의 친밀도로는 그와 같은 것을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대다수의 교회 형태 및 운영이라고 한다면, 교회 안에서 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관심도 안 가질뿐더러, 교회는 점점 가진 자들(노후 준비가 된 사람들)만의 사교 모임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그건 결코 교회일 수 없는 것이지요.
시대의 변화에 따른 공동체의 역할 그리고 그 사명을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