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여러 사람들의 추천으로 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를 원래 좋아하지 않는데, 언제부턴가 드라마를 애청하고 있어요. 그러한 이유는 재밌고, 감동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전하는 메시지 안에서 하나님 나라 가치를 찾아보고, 배우며,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교회 안에서 혹은 설교보다 드라마에서 은혜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같은 개신교회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 같아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이름이 애순이입니다. 오애순. 저희 부모님 세대인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께서 겪으셨을 일들이 드라마 속에 아름답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애순이의 삶과 저희 어머니의 삶이 일부 오버랩되는 것이 있어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 당시의 여성들... 아무리 뛰어난 머리와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인정받지 못했지요. 오히려 '여자가 무슨'이라는 식으로 천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는 같은 여성임에도 그렇게 대우를 했던 면이 있어요. 그 모든 억울함과 슬픔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헌신하신 우리의 어머니들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도 그러셨어요. 시골 촌구석,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장녀. 집에서 오직 한 사람, 그중에서 무조건 '아들'만 밀어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저희 어머니도 애순이처럼 뛰어나셨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포기하셨지요. 오수라는 촌구석에서 전주로 유학을 하시고, 전주 여중, 전주 여고를 나오셨던 어머니... 전라북도에서는 전여중, 전여고가 최고입니다.
어머니는 친척 집에 소위 식모살이를 하시면서, 집안에서 밀어주는 남동생 뒷바라지를 하시며 다니셨어요. (외삼촌은 추후 육사에 진학을 합니다. 군부 정권 때의 육사는 최고였고, 그래서 장군으로 예편을 했지만, 만약에 학비와 생활비 등이 지원이 되는 육사에 갈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어머니께서 대학을 진학하셔도 되었을 텐데 그게 좀 아쉽습니다. 외삼촌이 서울대를 갈 줄 알았기에 어머니께서 대학을 포기하신 것도 있거든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 생활을 바로 시작하신 어머니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그것을 또한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일... 마치 애순이처럼요. 물론, 애순이는 그와 같은 현실에 당찬 저항도 했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그와 같은 상황과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봐요.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이 드물 수 있지만 말입니다. 아울러, 과거에는 여성이 대부분 그 희생자였지만, 지금은 자녀의 수도 적도 남녀평등이 일부 해소된 것이 있으니 남녀 할 것 없이,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과거 상하이에서 대학부 사역을 할 때, 그런 아이들을 여럿 봤었고요.
그래서 그런 게 필요하지 않나 싶은 거예요.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일찍 유명을 달리한 애순이의 엄마 대신, 엄마의 친구인 잠녀(바닷속에 들어가 해삼, 전복, 미역 따위를 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이모들, 비록 자신들의 삶도 녹록하지 않ㅇ느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모들이 힘껏 돕고 응원했던 것처럼, 그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주변 사람들이 우리의 이웃에게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게 말하자면 공동체의 역할이겠죠.
하나님 나라는 이와 같은 곳입니다. 기회를 박탈당한 자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곳. 그렇게 억울함을 풀어주는 곳.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꿈을 응원해 주는 곳. 그래서 모든 사람이 각자의 재능과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다양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곳. 하나님 나라의 모델하우스를 꿈꾸는 우리 <세우는교회> 안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