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본적으로 교회 공동체에 대해 이와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최대한 일을 적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지, '교회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교회라고 하는 울타리를 넘어,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겠죠.
바꾸어 말하면, 아직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온전히 임하지 않은 것은 성도들이 '교회 안에만' 갇혀 있고, 그 이면에는 개교회를 외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성도들의 모든 헌신을 '교회에만' 쏟아부은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큰 규모로 성장시킨 적지 않은 목사들이 '부와 권력'을 자기 자식들에게 세습을 감행하는 악행까지 저질렀죠.
우리가 정말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고 있다면 영원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포기할 줄 알아야겠죠? 우리가 조금 불편하고, 내세울 만한 외적인 건물 같은 것들이 없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러한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우리의 믿음은 증명이 된다고 봐요. 더더군다나 우리 예수님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으시고 초라한 모습으로 십자가 위에서 매달리셨습니다. 그 예수님이 우리의 그리스도이시고요. 이런 방향성을 향해 우리 <세우는교회>는 세워져갈 것입니다. 만약에 이런 말과 달리 '소유'에, '건물'에 집착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제발 우리 <세우는교회>를 빠르게 탈출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부사역자 시절에는 아무래도 제가 담임 목사가 아니다 보니, 위에서 지시한 사역들을 맡아서 할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부사역자이기 때문에 그 지시 사항은 따르되, 최대한 원칙을 지켜가면서 맡겨진 것들을 감당했어요. 원칙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었어요. 생명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과 몸과 일상의 삶을 해치면서까지 맡기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순종적인(?) 소수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그들에게 사역을 몰아주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사역자인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어요. 아울러, 사역을 쪼갰습니다. 사역의 성격과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개별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쪼갰습니다. 그래서 전체 사역을 도맡아 하는 것은 어려워도, 그저 한 부분, 그것도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이 필요 없는 것들을 하는 것은 쉬울 수 있다고 판단을 했어요. 시간도, 에너지도 덜 드는 것... 그러다 보니 사역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졌어요. 하지만 모두가 부담이 되지 않게 웃으면서 참여했어요. 핵심 인력(?)은 자질구레한 일까지 하지 않아도 되니 한결 수월했지요.
다만, 이렇게 잘게 사역을 쪼개고, 불필요한 만남 같은 것들도 없애다 보니, 함께 사역을 하면서도 누가 사역에 동참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더랬죠. 다만 모든 사역을 다 끝내고, 사역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회식의 자리에서 서로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순종적인 소수(그들은 보통 교회 안에서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에게 또다시 다른 사역을 맡기는 것이 쉬워요. 그래서 보통 그런 식으로 합니다. 아울러, 저와 같은 식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세밀하게 관찰하고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적절한 사역을 맡기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 부사역자들이 2-3년에 한 번씩 사역지를 옮기는 상황에서 그것은 많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부사역자들이 보통 이미 사역의 현장에서 보이는 사람들, 안그래도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시 일을 맡기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각 교회 및 각 사역자들이 양심껏 해결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사역에 관한 기본적인 방침이라든지, 원칙은 이런 것이라는 것... 사역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맘껏 주님 안에서 회복이 되면 좋겠고, 그런 우리의 교회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